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의 건강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와 같은 단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각종 전염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집니다. 전염병은 아이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전체에게 전파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부모가 알아야 할 주요 전염병의 종류와 각각의 증상,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호흡기 전염병: 침방울을 통해 퍼지는 질환
호흡기 전염병은 기침, 재채기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침방울(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질병입니다. 전염성이 높아 한 명이 걸리면 순식간에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족구병
- 원인: 주로 엔테로바이러스(콕사키바이러스 A16, 엔테로바이러스 71 등)에 의해 발생하며, 여름과 초가을에 유행합니다.
- 증상: 발열을 동반하며, 손, 발, 입안에 붉은 반점이나 수포(물집)가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입안의 궤양으로 인해 음식 섭취를 거부하거나 침을 많이 흘릴 수 있습니다. 대부분 가려움증은 심하지 않습니다.
- 치료: 특별한 항바이러스제는 없으며, 대부분의 경우 7~10일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됩니다. 통증을 줄여주는 연고를 바르거나 해열제를 복용하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탈수를 막기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유도하고,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 예방: 손 씻기 생활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기저귀를 갈거나 아이를 돌본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장난감 등 물건을 소독하여 2차 감염을 막아야 합니다.
수두
- 원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에 의해 발생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합니다. 공기, 비말,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됩니다.
- 증상: 미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시작해 몸통, 얼굴, 팔다리로 붉은 반점이 퍼집니다. 이 반점은 작은 물집으로 변하고, 이후 딱지가 앉습니다. 물집 단계에서는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며, 긁을 경우 흉터가 남을 수 있습니다.
- 치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여 증상을 경감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으나, 보통은 자연 치유됩니다. 가려움증 완화를 위해 항히스타민제 등을 사용하고, 칼라민 로션 등을 바르면 도움이 됩니다.
- 예방: 만 12~15개월에 접종하는 예방접종(수두 백신)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입니다. 접종을 했더라도 감염될 수 있지만, 증상이 훨씬 경미하게 나타납니다.
홍역
- 원인: 홍역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전염성이 매우 높습니다. 공기, 비말,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됩니다.
- 증상: 고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 감기 유사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후 입안에 하얀 반점(코플릭 반점)이 생기고, 귀 뒤에서부터 시작해 얼굴, 목, 몸통, 팔다리로 붉은 발진이 퍼져나갑니다.
- 치료: 홍역에 대한 특이적인 치료제는 없습니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합병증(중이염, 폐렴 등) 발생 시 해당 치료를 병행합니다.
- 예방: 생후 12~15개월, 만 4~6세에 접종하는 MMR(홍역, 유행성이하선염, 풍진) 예방접종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입니다.
2. 소화기 전염병: 음식과 위생 관리가 중요한 질환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되며,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장염 (세균성 및 바이러스성)
- 원인: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 다양한 바이러스 및 세균에 의해 발생합니다.
- 증상: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이 주된 증상입니다. 설사 횟수가 늘어나고 심해질 경우 탈수 증상이 올 수 있어 위험합니다.
- 치료: 대부분의 경우 자연 치유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탈수 방지를 위해 물, 전해질 음료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입니다. 설사를 멈추기 위해 지사제를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 예방: 음식물을 충분히 익혀서 먹고, 물은 끓여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외출 후,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3. 부모가 알아야 할 전염병 관리의 기본 원칙
전염병은 초기 증상만으로는 일반적인 감기나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기본 원칙을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철저한 예방접종
국가 필수 예방접종(NIP)은 물론, 선택 접종까지 아이의 스케줄에 맞춰 빠짐없이 접종해야 합니다. 예방접종은 전염병 발생을 근본적으로 막아주거나, 만약 감염되더라도 증상을 매우 경미하게 하여 합병증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개인위생 관리
아이에게 올바른 손 씻기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길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으로 가리기보다는 휴지나 옷소매로 가리는 '기침 에티켓'을 가르쳐야 합니다. 외출 후에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적절한 격리 조치
아이가 전염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충분히 쉬게 해야 합니다. 전염성이 있는 기간 동안에는 가능한 한 다른 아이들과의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전문가 상담과 대증 요법
아이가 고열, 심한 기침, 구토, 설사 등 전염병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합니다. 자가진단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고열에는 해열제를, 구토와 설사에는 수분 보충을 하는 등 증상에 맞는 대증 요법을 실시하여 아이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건강은 부모의 관심과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평소 아이의 건강 상태를 잘 살피고, 전염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바탕으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궁금한 점은 언제든지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