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신경 발달 장애의 한 종류로, 사회적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의 지속적인 결함과 함께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흥미, 활동을 특징으로 합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단순히 몇 가지 행동이나 온라인 테스트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고, 반드시 전문적인 의료 기관을 방문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나 임상심리전문가 등의 평가를 거쳐야 합니다.
다음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진단 과정 및 평가 도구, 주요 증상에 대한 상세한 설명입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의 필요성과 시기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증상과 중증도가 다양하여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같은 진단을 받더라도 개인마다 보이는 양상이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개별화된 치료 및 교육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한 첫걸음이 됩니다.
- 조기 진단의 중요성: 일반적으로 만 3세 이전에 진단하고, 가능하면 만 18~24개월부터 조기에 집중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에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성인기 진단: 아동기에 진단을 받지 못하고 성장하여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다가 성인이 되어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진단 과정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진단은 단일 검사가 아닌, 여러 단계를 거치는 포괄적인 평가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1. 선별 검사 및 초기 평가
- 발달 선별: 영유아 검진이나 소아청소년과 방문 시, 부모의 보고나 전문가의 관찰을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달 지연이나 특이 행동을 확인합니다.
- 선별 도구 활용: 보호자가 작성하는 설문지 형태의 선별 도구(예: 아동기 자폐증 평정 척도(CARS, Childhood Autism Rating Scale))를 보조적으로 활용하여 자폐 특성의 유무 및 정도를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전문적인 정밀 진단 평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확진은 정신의학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진단 기준(주로 DSM-5 또는 **ICD-11**)에 근거하여 이루어집니다.
- 임상 면담 및 행동 관찰:
- 보호자 및 주변인 심층 면담: 아동의 경우, 부모와 심층적인 면담을 통해 현재의 증상뿐 아니라 어릴 때부터의 발달력,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 제한적/반복적 행동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성인의 경우, 본인 및 가족, 가까운 지인과의 면담이 중요합니다.
- 직접 관찰: 전문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상심리전문가 등)가 구조화된 놀이 상황이나 상호작용 상황에서 대상자의 눈 맞춤, 언어 표현, 사회적 반응, 놀이 방식 등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자폐 특성을 직접 평가합니다.
- 표준화된 진단 도구: 확진을 위해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되는 표준화된 정밀 검사 도구들입니다.
- 자폐증 진단 관찰 일정(ADOS-2, Autism Diagnostic Observation Schedule-2): 전문가가 아동/성인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여러 유발 상황을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의사소통, 사회적 상호작용, 놀이, 행동 등을 관찰하여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는 검사입니다.
- 자폐증 진단 면담지-개정판(ADI-R, Autism Diagnostic Interview-Revised): 부모(혹은 보호자)와 심층적인 면담을 통해 자폐 특성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있는지, 발달 초기부터의 증상은 어떠했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합니다.
3. 동반 질환 및 기능 평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다른 발달 장애나 정신 건강 문제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정확한 개입 계획 수립을 위해 추가적인 평가를 시행합니다.
- 지능 검사(예: 웩슬러 지능 검사): 인지 능력 수준을 파악하여 장점과 약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치료 및 교육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언어 평가: 언어 발달 수준과 의사소통 능력을 상세히 평가합니다.
- 신경학적 검사: 경련성 질환 등 다른 의학적 문제가 동반될 가능성이 있거나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청력 검사, 유전자 검사, 뇌 영상(MRI), 뇌파(EEG) 검사 등을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핵심 진단 기준 (DSM-5 기준)
현재 널리 사용되는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진단받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핵심 영역에서 모두 지속적인 결함을 보여야 합니다.
1. 사회적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의 지속적인 결함
다양한 상황에 걸쳐 나타나는 다음 항목들의 결함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 사회적-정서적 상호 교환성의 결함: 사회적인 접근을 시작하거나 반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보이며, 관심사, 감정, 정서 등을 타인과 공유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시도합니다. 예를 들어, 어른이 놀아주려고 해도 미소를 짓지 않거나, 흥미 있는 물건을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등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사회적 상호작용에 사용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행동의 결함: 눈 맞춤의 사용이 매우 적거나 부자연스럽고, 몸짓, 제스처, 표정, 자세 등을 통한 의사소통이나 이해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목소리의 높낮이, 억양, 리듬이 단조롭거나 특이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 관계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며 이해하는 데 있어서의 결함: 발달 연령에 맞는 적절한 친구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상황에 따른 행동 조절 능력이 부족하여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2.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흥미, 활동 패턴
다음 항목들 중 적어도 2가지 이상이 나타나야 합니다.
- 상동적 또는 반복적인 운동 동작, 물건 사용, 언어: 손을 흔들거나 몸을 흔드는 등의 반복적인 행동(상동증), 물건을 일렬로 나열하거나 특정 부분을 반복해서 만지는 등의 집착적인 행동,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반향어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동일성에 대한 고집, 일과에 대한 융통성 없는 집착, 사소한 변화에 대한 극도의 고통: 일상생활의 작은 변화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특정한 비기능적인 의례적 행동을 고수합니다.
- 강도나 초점이 비정상적인 매우 제한적이고 고정된 흥미: 특정 장난감, 주제, 물건의 부분 등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강렬하고 제한적인 관심을 보입니다(예: 특정 애니메이션 캐릭터, 기차 시간표, 전등의 스위치 등).
- 감각 입력에 대한 과잉 또는 과소 반응성, 환경의 감각적 측면에 대한 유별난 관심: 특정 소리나 질감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거나(과민 반응), 통증이나 온도 변화에 무덤덤하고(저반응), 물건을 코로 냄새 맡거나 빛을 빤히 쳐다보는 등의 감각 추구 행동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유무는 위와 같은 핵심적인 증상들을 발달 초기에 보였는지, 그리고 현재 일상생활에서 이로 인한 명확한 기능적 손상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반드시 전문 의료진에 의해 진단되어야 합니다. 자가 진단은 참고 자료일 뿐, 정확하고 전문적인 판단은 의료 기관의 몫임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