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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리 아이가 자폐가 아닐까? (눈맞춤, 언어지연, 사회성)

by @ROHA 2025. 8. 5.

엄마와 아이 이미지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다 보면, 또래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들 때 불안감이 몰려오곤 합니다. 특히 눈맞춤이 부족하거나 말이 늦는 등의 모습이 보이면 “혹시 자폐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모든 발달 지연이 자폐는 아닙니다. 중요한 건 아이의 행동을 정확히 관찰하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조기징후를 인지해 필요할 경우 빠르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자폐의 주요 징후와 구체적인 체크리스트, 부모가 할 수 있는 초기 대응법을 소개합니다.

눈맞춤: 비언어적 소통의 시작이 안 보일 때

정상적인 사회적 발달의 핵심은 눈맞춤입니다. 생후 6개월 이전부터 아기는 부모의 얼굴을 응시하고, 표정을 따라하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특성을 가진 아이는 눈을 잘 마주치지 않거나, 시선을 피하고, 부모의 감정 표현에도 무관심한 듯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웃으면서 아이의 이름을 불렀을 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선을 맞추고 반응하지만, 자폐 성향이 있는 아이는 고개를 돌리거나 무반응일 수 있습니다. 물론, 피곤하거나 산만한 환경에서는 일시적으로 그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으나, 반복적으로 눈맞춤이 부족한 경우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눈맞춤뿐 아니라 지시 따르기, 손가락 가리키기, 흥미 공유하기 등의 비언어적 상호작용에서도 어려움이 보이면 조기검사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모든 요소들은 ‘공유된 관심’이라는 개념으로, 정서적 교류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눈을 맞추는 빈도, 반응 속도, 표정의 변화 등을 일상 속에서 관찰하며 기록해두면, 전문 진단 시 중요한 근거자료가 됩니다.

언어지연: 말이 늦거나, 의미 없이 반복된다면

많은 부모들이 자폐를 의심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말이 늦는 것입니다. 자폐 아동은 언어 발달 지연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생후 12개월 안에 옹알이 이후 간단한 단어를 말하고, 18개월~24개월 사이에 두 단어 문장을 구사하기 시작하는 것이 정상 발달 단계입니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특성이 있는 아이들은 단어 수가 적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을 반복하거나, 의사소통이 아닌 단순 흥미에 의해 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광고 문구나 TV 속 대사를 그대로 따라 말하는 ‘반향어’ 현상도 자주 관찰됩니다. 또한 말 자체보다도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이 비정상적일 수 있습니다. 질문에 적절히 대답하지 않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도 상대방과 의미 있는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언어 발달 뿐 아니라 사회성 발달의 어려움이 함께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몇 살까지 몇 단어를 말했는가’만이 아니라, 말의 질입니다. 의미 있는 상호작용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관찰하는 것이 진단의 핵심입니다. 언어치료 전문가나 발달센터의 도움을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회성: 또래와 어울림이 어렵고, 혼자만의 세계에 있을 때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르기 시작하는 시기는 놀이터나 유치원 등에서 또래와 상호작용이 많아지는 만 2세 전후부터입니다. 이때 자폐 스펙트럼 아동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혼자 노는 것을 더 좋아하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아이들이 함께 역할놀이를 하거나 장난감을 돌려가며 놀 때, 자폐 성향의 아이는 혼자 반복적인 행동을 하거나, 자기만의 놀이 세계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감정 표현에서도 어려움이 있어, 친구가 다쳤을 때 반응하지 않거나, 즐거운 상황에서도 표정 변화나 웃음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자폐 아동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무관심’이나 ‘반항’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아이의 사회적 신호 해석 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사회성 결핍은 자폐 진단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므로, 부모는 일상에서 아이가 또래와 어떤 방식으로 교류하는지, 누가 다가갔을 때 반응을 어떻게 하는지, 놀이에 참여하려는 시도는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관찰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폐는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며, 부모의 민감한 관찰이 진단과 개입의 출발점이 됩니다. 눈맞춤, 언어지연, 사회성 문제 등 3가지 주요 영역에서 반복적인 이상 징후가 보인다면 전문가 상담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세요. “괜찮아지겠지”라는 기다림보다, “지금 확인해보자”는 태도가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걱정이 든다면 지금 바로 지역 보건소나 발달클리닉에 문의해보세요.